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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일 목요일

몇 년전 자살한 블로거의 형이 쓴 글.txt

지불해야 할 세금이 있다면 그건 나에게 직장이 있다는 것이고
파티를 하고나서 치워야 할게 너무 많다면
그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고
옷이 몸에 조금 낀다면 그건 잘먹고 잘살고 있다는 것이고
깍아야할 잔디, 닦아야할 유리창, 고쳐야할 하수구가 있다면
그건 나에게 집이 있다는 것이고
정부에 대한 불평 불만의 소리가 많이 들리면
그건 언론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고
주차장 맨 끝 먼곳에 겨우 자리가 하나 있다면
그건 내가 걸을 수 있는데다 차도 있다는 것이고
난방비가 너무 많이 나왔다면
그건 내가 따뜻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고
교회에서 뒷자리 아줌마의 엉터리 성가가 영 거슬린다면
그건 내가 들을 수 있다는 것이고
세탁하고 다림질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면
그건 나에게 입을 옷이 많다는 것이고
온 몸이 뻐근하고 피로하다면 그건 내가 열심히 일했다는 것이고
이른 새벽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깼다면
그건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고
그리고, 이메일이 너무 많이 쏟아아진다면
그건 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마음 속에 나도 모르게 일궈진 불평, 불만들 바꾸어 생각해보면
또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그런거다
사람사는 일이 다 그렇고 그런거다
능력있다고 해서 하루 열끼 먹는 거 아니고, 많이 배웠다고 해서
남들과 쓰는 말과 틀린 말을 쓰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발버둥거리며 살아봤자 사람 사는 일 다 거기서 거기다
백원 버는 사람이 천원 버는 사람 모르고,
백원이 최고인 줄 알고 살면 그 사람이 잘 사는 것이다
만원 벌자고 남 울리고 자기 속상하게 사는 천원 버는 사람보다 훨 나은 인생이다
어차피 내 맘대로 안되는 세상,
그 세상 원망하고 세상과 싸워봤자 자기만 상처받고 사는 것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자기 속 편하고 남 안 울리고 살면
그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이다.

욕심
그거 조금 버리고 살면 그 순간부터 행복일텐데
뭐 그렇게 부러운게 많고, 왜 그렇게 알고 싶은 게 많은지
전생에 뭘 그리 잘 처먹고 살았다고 그렇게 버둥대는지
어릴적 그렇게 예쁘게 웃던 입가에는 어느덧 싼 미소가 자리잡아 있고,
적당히 손해보며 살던 내 손에슨 예전보다 만원짜리 몇 장이 더 들어 있다.
그 만원짜리 몇 장에 그렇게도 예쁘던 내 미소를 누가 팔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도매로 넘겨버렸다.

그런거다
세상사는 일 다 그렇고 그런거다.
넓은 침대에서 잔다는 것이 좋은 꿈꾸는 것도 아니다.
좋은 음식 먹고 산다고 머리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사람 살아가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다.
다 남들도 그렇게 살아들간다.
내 인생인데 남 신경쓰다 보니 내 인생이 없어진다.
아무것도 모르며 살 때 TV에서 이렇다고 하면 이런 줄 알고,
친구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줄 알고 살 때가 좋은 때였다.
그때가 언제인지 기억도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술이 많이 올라야 진심이 찾아온다
어떻게 살면 잘사는 건지?
잘살아가는 사람은 그걸 어디서 배웠는지 안 알려준다
남의 눈에 눈물 흘리려 하면 내 눈에는 피 눈물 난다는 말,
그말 정답이다
정말로 기쁘고 유쾌해서 웃어본 지가 그런 때가 있기는 했는지 궁금해진다
알수록 복잡해지는게 세상이었는데 자기 무덤 자기가 판다고
어련히 알아지는 세상 미리 알려고 버둥거렸지 뭔가..
내가 만든 세상에 내가 질려 버린다
알아야 할 건 왜 끝이 없는지, 눈에 핏대 세우며 배우고 배워가도 왜...점점 모르겠는지,
남의 살 깍아먹고 사는 줄 알았는데
내가 남보다 나은 줄만 알았는데 돌아보니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둘러보니
이제껏 내가 (내 살) 깍아먹고 살아온 것이다.

그런거다.
세상사는 일 다 그렇고 그런거다.
망태 할아버지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무서워하던 그 때가 행복하다.
엄마가 밥먹고 어여 가자하면 어여가 어디인지도 모르면서
물 마른 밥 빨리 삼키던 그때가 그립다
남들과 좀 다르게 살아보자고 버둥거리다 보니
남들도 나와 같더라
모두가 남들 따라 버둥거리며 지 살 깎아먹고 살고 있다.
잘 사는 사람 가만히 들여다보니 잘난데 없이도 잘 산다.
많이 안 배웠어도 자기 할 말 다하고 산다.
이러고 사는 게 잘사는 거다.